외부칼럼 특별기고

[특별기고] 재난망 구축,어떻게 할 것인가/김을동 미래희망연대 국회의원

박신영 기자

파이낸셜뉴스

입력 2011.09.08 18:26

수정 2011.09.08 18:26

재난안전무선통신망(이하 재난망)은 국가적인 재난과 재해 발생 시에 재난관련 기관간의 일사불란한 지휘통신 체계를 갖추는 것이 목적이다.

지난 2003년 대구지하철 참사 때 재난기관 간의 통신이 되지 않아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있은 후 본격적으로 진행된 것이 재난망의 전신인 통합지휘무선통신망(이하 통합망)이다. 통합망은 시범사업 및 1차 확장사업을 통해 5대 광역시와 서울, 경기에 테트라(TETRA) 기반의 디지털 TRS(Trunked Radio System·주파수공용통신) 단일 기술방식으로 일부 구축됐다. 한 가지 기술방식의 사업 추진으로 특정 업체가 사실상 사업을 독점했고 그로 인해 사업비가 급증했다.

이러한 문제를 국회나 언론이 그냥 지나칠 리 없었다. 이후 감사원 감사 및 한국개발연구원(KDI)의 타당성 재조사를 받으면서 사업비 급증에 따른 경제적 타당성 부족으로 사업 중단이라는 결과를 맞게 된다.
통합망 사업은 당초 한 가지 기술방식을 도입할 때 발생할 수 있는 독점 문제를 고려해 유럽 개방형 표준방식인 테트라 기술로 진행했던 것인데 이처럼 표준화된 기술일지라도 업체간 경쟁을 유도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.

일본 대지진 참사와 연평도 포격 사건 등으로 대한민국의 재난망 구축에 대한 국민적 관심은 더 커져가고 있다.

행정안전부는 재난망을 2015년까지 구축하기 위해 현재 기술검증을 진행하고 있다. 이러한 기술검증을 통해 재난망에 요구되는 주요 기능을 만족하고 장비 공급업체 간의 경쟁도 유도할 수 있고 독점 및 예산 낭비가 없으며 경제적 편익을 확보할 수 있는 기술방식을 찾아야 하는데 현재 검토되고 있는 기술방식으로 그 모든 것을 만족하는 한 가지 기술방식을 찾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.

최근 국회 입법조사처에서 기술 검증의 대상인 주요 통신방식을 각각 사용하는 국가기관인 지방경찰청(디지털TRS TETRA), 해양경찰청(디지털TRS iDEN), 공군(WiBro)에 대해 현장조사를 했고 그 결과 재난에 대비한 지휘통신체계는 단일기술 방식이 아닌 기관 별로 운영 중인 통신망들의 연동이라고 결론내린 바 있다. 연동을 통해 독점 문제도 해결할 수 있고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재난망을 구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.

재난망 구축사업은 더 이상 지연돼서는 안 될 국책사업이지만 한 가지 통신기술방식을 도입해 일률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통합망 사업 중단을 야기했던 시행착오를 되풀이 할 가능성이 높다.

따라서 현 시점에서 최적의 재난망 대안은 무선통신 기술방식 간 연동 확보라고 판단된다.
독점, 경제성 등 다양한 문제점을 야기할 수 있는 단일기술방식의 재난망을 구축하기보다는 무선통신망 기술방식간 연동을 통해 재난 시에 효과적인 지휘통신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단일기술방식의 폐해를 줄일 수 있는 대안임이 분명하다.

이를 위해 상호 연동을 위한 기술표준을 제정하고 해당 표준에 근거한 이기종 무선통신 기술방식 간 연동을 가능하게 한다면 소요 예산을 절감하고 독점문제도 비켜가는 최적의 재난망이 구축될 것이다.
더욱 세심하고 합리적인 재난망 정책 수립을 기대해 본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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